2010년 식품업계는 그 어느 해 못지 않게 이물 또는 비전문가에 의한 의혹 제기와 대형 유통업체들과의 경쟁 등으로 시련을 겪기도 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과 정책으로 희망을 갖기도 했다. 또, 때 아닌 기상 이변과 구제역 발생 등으로 커다란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식품저널은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2010년 식품분야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굳지 않는 떡 개발


농촌진흥청이 오래도록 쫄깃함과 말랑함을 그대로 유지하는 ‘굳지 않는 떡’ 제조기술을 개발해 떡산업 혁명의 신호탄을 올렸다.


농진청은 첨가물이나 화학적 처리 없이 떡메로 치는 과정인 펀칭기법과 보습성 유지기법 등을 이용해 굳지 않는 떡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농진청은 지난 12월 28일 삼립식품ㆍCJ제일제당 등 국내 식품업체 26개소에 특허기술을 이전, 실용화를 눈앞에 두게 됐다.


2. 배추값 폭등


지난 9월 이상저온 현상으로 채소가격이 폭등하면서 배추값이 한 때 2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배추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대형 유통업체에 포장김치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는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는 등 긴급 처방에 나섰고, 월동 배추가 출하되면서 11월 들어 안정을 되찾았다.


배추값 불안정은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에도 원인이 있으나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농협 등 생산자단체가 계약을 맺고 재배면적을 다량 확보해 산지 유통인을 견제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재배면적과 출하량을 조절하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 피자와 치킨 가격 파괴 논란


대형 유통업체가 피자와 치킨 가격을 파괴해 기존 중소 피자업계와 치킨업계가 강력 반발하는 등 피자 가격과 치킨 가격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또, 12월 9일 롯데마트에서 출시한 5000원짜리 ‘통큰치킨’은 골목 치킨점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관련업계가 강력 반발했다.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통큰치킨’은 일 주일만에 판매중단으로 막을 내렸지만 ‘통큰치킨’은 치킨전문점의 치킨 원가공개 논란을 몰고 오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4. 100% 포도씨유 누명


국내 유명 대기업의 ‘100% 포도씨유’가 다른 종류의 식용유가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순도 의혹이 지난 10월 민주당 전현희 의원에 의해 제기돼 해당 제품이 유통업체에서 줄줄이 퇴출 당했다. 이와 관련 이태리 포도씨유 수출업체 관계자가 이태리 대사관에서 100% 포도씨유가 맞다며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100% 포도씨유는 두 달 후인 12월 8일 관세청과 식약청에 의해 ‘무혐의’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100% 포도씨유 논란은 해프닝으로 종결되고, 관련 제품은 늦게나마 누명을 벗고 유통업체에서 판매가 재개됐다. 그러나 해당업체의 물질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대책과 이와 유사한 사건의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5. 식약청 오송시대 개막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0여 년간의 불광시대를 마감하고 ‘국민의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결의를 다지며 11월 30일 오송시대를 개막했다.

노연홍 식약청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많은 도전이 있지만 불가능하다는 심리적 한계를 넘어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미래비전을 통해 국민들과 약속했던 사항 하나하나를 성실히 완성해가며 믿음과 희망으로 오송시대를 힘차게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6. 대기업 천일염시장 참여, 가공식품에 천일염 확대


대기업들이 앞다퉈 천일염시장에 참여했다.
대상은 국내 최초로 천일염 산지종합처리장 ‘신안천일염(주)’를 설립, 천일염을 직접 생산에 나섰으며, 이어 CJ제일제당도 전남 신안군 신의도에 신의도 주민과 공동으로 ‘신의도 천일염(주)’을 설립했다.


풀무원 등 여타 업체들도 뒤늦게 친환경 천일염 등으로 천일염 시장에 가세했다. 이와 함께 대상ㆍCJ제일제당 등이 자사 장류 제품에 사용하는 소금을 천일염으로 바꿨다. 농심도 간판제품인 ‘새우깡’에 사용하는 소금을 정제염에서 천일염으로 바꾸는 등 식품업계에 천일염 바람이 불었다.
 

7. 식품기업 M&A 열풍


식품업체 간의 M&A가 활발했다. 사조그룹은 계열사 사조대림을 통한 육가공 전문업체 남부햄 인수, 사조해표를 통한 대경식품의 장류 브랜드 옹가네 인수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롯데삼강은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했으며, LG생활건강은 해태음료를 인수, 음료사업 강화에 나섰다. 동부그룹은 계열사 동부한농을 통해 농산물 유통회사 동화청과를 인수하고 농산물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삼양식품은 면요리 전문점 ‘호면당’을, 코카콜라음료는 한국음료를, 삼미식품은 알앤엘내츄럴을 인수했다.


8. 우유, 음료, 밀가루 업체 담합 곤혹


우유, 음료, 밀가루 업체들의 가격담합이 밝혀지면서 각 해당업체에 대해 과징금이 부과됐다. 14개 우유업체들에 대해서는 총 188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롯데칠성과 해태음료 및 두 업체 대표이사는 12월 18일 음료 가격 인상을 담합한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또한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삼립식품에 총 14억 6,000만원을 지급하라는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식품업체들의 가격담합은 국민의 생활소비재와 연결 된 만큼 고질적인 담합관행을 타파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9. 식품 속 쥐 이물 논란


지난 12월 23일 베이커리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직전에 파리바게뜨의 식빵에서 죽은 쥐가 들어있었다는 내용의 인터넷 게시물이 올라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인터넷에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 경쟁 브랜드의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의 남편인데다가 인터넷아이디를 도용한 것으로 알려져 12월 30일 현재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삼양밀맥스에서 제조한 이마트 PB상품인 ‘튀김가루’에서 죽은 쥐가 나왔다는 신고와 관련 식약청이 해당 제품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었지만,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이 튀김가루를 제조한 삼양밀맥스와 생쥐를 발견했다고 신고한 김모 씨를 모두 무혐의로 처리하고 내사를 종결했다


10. 구제역 확산, 축산업 비상

올해 구제역은 3차례나 발생했다. 1월 2일 경기도 포천을 시작으로 4월 8일에는 인천 강화군, 11월 29일에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 강원지역까지 확산되며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정부는 구제역 확산과 관련해 가축질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상위 단계인 심각(Red) 단계로 격상하고, 행정안전부에 범부처가 참여하는 통합대응기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ㆍ운영하는 등 구제역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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