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러시아 현지에서 CJ제일제당이 다시다 러시아 수출 및 브랜드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좌측부터 네아르노프 KBG사장, 윤석춘 CJ제일제당 식품총괄본부장, 마코아코바 BIOFOOD 사장)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에 이어 조미료, 두부, 만두, 고추장 등 가공식품의 글로벌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현지 식품기업인 KBG(Kukhnia Bez Granits)와 ‘다시다’ 수출 및 브랜드 라이센싱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다시다’의 러시아 진출은 아시아권을 벗어나 서구지역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메인 스트림 시장에 본격 진출을 시도했다는 점과 함께 ‘다시다’ 브랜드가 라이센싱 수출되어 현지 사용되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러시아 시장에서 ‘다시다’ 판매방식은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 CJ제일제당이 한국에서 생산한 ‘다시다’를 러시아에 수출하면 KBG는 ‘다시다’를 다시 작은 용기에 소분한 후 러시아인들이 선호하는 야채 후레이크를 혼합해서 파는 형태다.
수출 제품은 대표제품인 ‘쇠고기 다시다’와 최근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닭고기 다시다’ 2종이다. 제품명은 포장에 다시다 영문명인 ‘Dashida’와 함께 러시아 발음상 다시다로 읽히는 ‘Дашида’가 표기된다.
CJ제일제당은 KBG와의 제휴를 통해 일단 연간 3억 달러 규모인 러시아 조미료 시장에서 3년 안에 3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조미료 사업의 성공적인 진출 이후 소스류 및 가공식품까지 ‘다시다’ 브랜드를 확장해 ‘다시다’를 러시아 식품 시장의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다시다’의 추가 해외 진출도 예정되어 있다. CJ제일제당은 금년 내에 아프리카, 인도네시아까지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서남아시아, 유럽권까지 추가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다시다’가 지난해 국내외에서 올린 매출액은 약 2800억원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유니레버, 네슬레, 아지노모도에 이은 4위 조미료 업체로 평가된다. 그러나 다시다는 중국을 제외하곤 거의 국내 매출이고, 세계 1위인 유니레버에 비해서는 매출액이 25%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다시다’의 활발한 해외진출을 통해 2015년까지는 현재의 다시다 2배 수준인 아지노모도를 추월하고 전세계 조미료 메이커 No.3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체결식에서 CJ제일제당 윤석춘 식품총괄 사업본부장은 ‘다시다’를 선두로 한 CJ 식품 글로벌 사업에 대한 중장기 비전도 발표했다. CJ제일제당의 기술력이 응집된 가공식품 분야를 바이오 사업 못지 않은 글로벌 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올린 CJ제일제당의 식품 분야의 총 매출액은 5550억원이다.
CJ제일제당은 ‘다시다’의 글로벌 확장과 함께 두부, 만두, 고추장 등 가공식품의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07년 중국 얼상그룹과 합작해 베이징 시장에 진출한 두부사업은 연간 20%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현재 베이징 포장두부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중국 내 기타도시와 동남아 지역으로 포장두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옴니, 애니천 등 미국 현지 식품업체를 인수하며 메인스트림 시장에 뛰어든 미국 식품사업도 본격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옴니 만두의 경우 지난해 3월 샌프란시스코 유력 일간지 크로니클의 포장만두 제품 맛 평가에서 중국식 만두들을 제치고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등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옴니의 지난해 매출액은 160억원으로 인수 초인 2007년의 60억원에 비해 160% 이상 성장했다.
애니천 역시 내츄럴 소스 품목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 초부터는 전통식품 고추장을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미국형 고추장 소스를 선보이며 현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 하얼빈의 쌀단백질 사업, 필리핀의 코코넛쉘 자일로스 사업 등 세계최초로 양산에 성공하는 CJ만의 온리원적인 제품들이 올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어서 CJ 식품 글로벌에 대한 사업전망을 밝히고 있다.
CJ제일제당 윤석춘 식품총괄 사업본부장은 “다시다는 모든 국민이 오랫동안 사랑해 온 대표 조미료인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동안 CJ의 글로벌 사업이 식품보다는 바이오, 사료분야에 더 강점을 보였는데 올해부터 가공식품 글로벌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고 밝혔다.
나명옥 기자 myungok@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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