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농촌진흥청 공동기획 
알고 먹으면 두 배로 맛있는 우리 농산물 이야기(3) 상추

쌈 재료로 맛ㆍ영양 으뜸…울화병ㆍ두통ㆍ불면증 해소 큰 도움


맛이나 영양 면에서 최고인 상추


상추는 웰빙 시대의 대표적인 쌈용 채소로 ‘09년에 5,287ha에서 146천 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엽채류 중 배추 다음으로 많은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다. 샐러드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로 전 세계인이 즐겨먹는 채소 중의 하나다. 우리의 전통적 식탁에서도 상추의 식품적 가치는 결코 소홀히 취급된 적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상추의 이용은 쌈으로의 이용이 대부분이다. 본디 상추쌈은 쑥갓이나 풋고추를 된장과 함께 밥을 싸서 먹는 것이었는데 언제부터서 인지 육류나 생선회를 마늘이나 풋고추와 쌈장을 얹어서 먹는 것이 일반화되고 소비가 크게 늘었다.
상추는 우리 식탁에 가장 친숙하고 샐러드나 쌈 재료로 맛에서나 영양적인 면에서 으뜸이며 신선한 상태로 먹는 것이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고유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상추는 오래전부터 샐러드의 재료로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히브리인들은 드레싱 없이 소금만 뿌려서 먹었다고 한다. 반면 그리스인들은 꿀과 기름을 넣었으며 로마인들은 상추에 삶은 달걀, 향신료를 넣어 현재의 샐러드와 비슷한 형태로 먹었다. 샐러드는 식사의 첫 코스였다. 그 시절에는 음식이 무겁고 엄청난 양이 상위에 차려졌으므로 샐러드는 입맛을 돋우는 호사스런 음식으로 간주되었다.


우울할 때 먹으면 기분 좋아져


상추의 93%는 수분이다. 이외 단백질, 당질 그리고 칼슘, 인, 나트륨, 칼륨 등 무기염류와 비타민류가 풍부하다.


상추는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상추를 먹으면 한결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울화병(鬱火病)을 풀어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상추에서 나오는 흰 즙에 진정작용을 하는 락투신(lactucin)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며 예민한 신경을 누그러뜨리기도 해 오랫동안 상추를 먹으면 두통이나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추즙을 내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많이 먹을 경우 졸음과 나른함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방에서도 상추는 오장을 이롭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며, 기(氣)와 근육 뼈를 강화하는 데 좋다고 한다. 또 입 냄새를 없애고 이를 희게 하는 미백효과가 커서 상추 잎을 말려서 말린 상추 잎으로 이를 닦으면 이를 하얗게 유지할 수 있으며 이뇨와 해독작용이 탁월하고 산모의 젖이 잘 나오게 하는 데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의학의 창시자인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세기 인물로서 외과수술을 시술할 때 환자에게 상추를 먹이고 수술을 행했다는 고증을 미루어 볼 때, 상추 속에는 히포크라테스도 인정할 만한 최면 또는 진통 성분이 있었던 것이다.


이후 기원전 1세기경, 고대 로마 ‘시저’의 독재정부가 망하면서 초대 황제에 ‘옥타비아누스’가 즉위하였는데, 그는 황제에 오른 이후 효율적인 정치를 펼쳐 그리스·로마 세계에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주어 원로원으로부터 존엄자라는 뜻을 지닌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재임기간 중 크게 앓아누워 죽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때 상추를 먹고 건강을 회복하여 상추를 대해 높이 평가하여 상추 동상을 만들고 제단을 쌓았다고 한다.


이러한 상추의 기능적 효능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지속되어 이어져 오고 있으며 지금에 이르러서도 정신안정, 진통, 최면효과 등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속담에 얽힌 상추 이야기


상추에 얽힌 재미있는 옛 속담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상추 밭에 똥 싼 개는 저 개 저 개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상추 밭에 똥을 누다 들킨 개는 얼씬만 하여도 저 개 하며 쫓아낸다는 뜻으로, 한 번 잘못을 저지르다 사람들의 눈에 띄면 늘 의심을 받게 된다는 속담이다.


또 ‘상추쌈에 고추장이 빠질까’라는 속담은 상추쌈에 고추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속담으로 사물이 서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어 항상 붙어 다니는 경우 이 속담을 쓴다.


상추쌈을 할 때 입을 크게 벌리고 상추쌈을 먹게 되면 자연스레 눈을 크게 뜨고 부라리게 되는데 이것을 비유하여 ‘눈치 밥 먹는 주제에 상추쌈까지 싸 먹는다'는 말로 눈치 없음을 이르는 속담이 있다.


쌈이라는 음식은 양반이 먹기에는 좀 품위가 없어 보였던지 예절 책에는 '상추쌈 품위 있게 먹는 법'까지 자주 나오고 있다. 이덕무의 <사소절(士小節)> '사전(士典)'에 보면 상추를 싸먹을 때 직접 손을 대서 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먼저 수저로 밥을 떠 밥그릇 위에 가로놓고 젓가락으로 상추 두세 잎을 들어 밥을 싼 다음 된장을 떠먹는 것으로 상추쌈 예절을 소개하였다.


상추가 국내에 도입된 지 1,300여년이 넘어, 우리의 생활속에 깊이 녹아내려 속담과 관습, 행동양식에까지 영향을 미친 채소로, 바쁜 일상 속에 상추 속담을 생각하며 상추를 빗 대인 속담 속에 옛 선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겠다.


* 민간요법으로 알려져 있는 상추의 효능


ㆍ저혈압
상추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저혈압에 좋으므로 된장이나 다른 양념을 이용하여 상추쌈을 자주 먹는다.


ㆍ편도선
상추 뿌리를 질냄비에 넣고 검게 굽는다. 이것을 가루로 만들어 먹는다.


ㆍ치아를 희게 할 때
잎과 뿌리를 말려 곱게 가루를 만들어 아침, 저녁으로 이를 닦을 때 치약과 함께 사용한다.


ㆍ눈 충혈
잎의 즙을 짜서 매일 한잔씩 3회 복용한다.


ㆍ불면증
상추를 많이 먹으면 잠이 잘 온다. 천연 수면제 및 정신안정제로 사용한다.


ㆍ소변 불통, 혈뇨, 자궁출혈
상추 한줌과 파 한줌을 함께 찧은 뒤 불에 구워서 배꼽 위쪽에 붙인다.


ㆍ젖을 많게 하는 법
상추를 술에 삶아 마시거나 줄기와 잎의 끓인 물을 자주 마신다.








장석우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농업연구관


※ 필자는 현재 2달간(1.23~3.24) 농촌진흥청 코피아(KOPIA) 사업 일환으로 베트남 농업과학원(VASS) 내 과수채소연구소(FAVRI)에 채소전문가로 나가 있다. 베트남에서는 상추를 데쳐서 먹거나 생것으로 먹으며, 주로 버터헤드(Butterhead), 잎상추와 줄기상추 등이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주간 식품저널 2011년 2월 23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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